
일본의 고질적인 문제인 후반 체력저하로 인한 경기력 저하가 현저하게 나타난 시합이었다.
전반만 해도 일본은 마치 FIFA랭킹 3위의 네덜란드를 잡을 기세로 달려 들었다. 중원에서
엔도와 하세베로 이어지는 핫라인이 스나이더를 완벽히 봉쇄했고 나카무라 슌스케는 관록넘치는
플레이로 최전방의 오카자키와 타마다등에게 많은 찬스를 제공했다. 촉망받는 풀백들인 우치다와
나가토모 또한 반페르시와 로벤에게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안정적인 수비를 이어갔다.
전반 종반까지 슈팅 찬스 5 대 0 이라는 압도적인 모습까지 선보이는 걸 보며 '혹시 일본이....?'
하는 생각을 품은 것도 사실이다. (마타이센 - 로벤스라는 불안정한 수비라인을 들고 나온 네덜란드의
수비진을 허물 기회는 이번 밖에 없겠다는 생각 또한 했다)
하지만 후반에 우려했던 문제가 발발했다. 전반에는 다소 방심한 듯한 모습을 보였던
네덜란드가 후반 들어 전진 배치 및 압박의 강도가 훨씬 거세게 가져가며 일본은 고전하기 시작했다.
마의 20분까지는 전반과 비슷한 형태의 공격, 짧은 패스와 풀백들의 사이드 공격으로 상황을 타개하려
했으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마의 20분을 넘어가져 역시나, 일본선수들의 발이 무뎌지기 시작했다. 초반에 데용에게 발목을 밟혔던
나카무라 슌스케의 운동량도 다른 경기에 비하면 많다고 할 수 없는 양이었고 혼다 케이스케 같은
경우는 후반 교체로 나왔기에, 솔직히 말하면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기대했는데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이 시들시들해지니 자연 주도권은 네덜란드
에게 돌아갔고 결국 24, 28분에 연속 득점을 허용하고야 말았다. 사실 실점 장면이야 어쩔 수 없었다고
치더라도 그 이전의 장면들에선 전반의 오버페이스가 무리였음을 입증하는 장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본다. 42분에 터진 훈텔라르의 쐐기골 또한 크로스와 위치선정이 좋았다고 하더라도
득점력 좋은 탑클래스의 스트라이커를 파사이드에 프리로 놔둔 것 자체가 실패요, 실수였다.
체력과 집중력 저하가 불러온 화라고 밖엔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이 무뎠던 것이 아쉽다.
사실 이런 문제는 하루 이틀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일본은 막판 체력저하로
우즈베키스탄에게 고전했고, 카타르에게도, 호주에게도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그랬듯이 전반의 과도한 오버페이스가 화를 불렀다. 또 이런 경우, 공격패턴의 다양화를 꾀한다든가
선수교체를 통한 전술적인 조치를 취한다든가 하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일본의 경우에는 전술의
고착화가 다소 심화되어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나카무라 슌스케, 나카무라 켄고와 같은
뛰어난 볼배급자가 없을 때 혹은 이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할 때를 대비해야할 때가 아닐까.
다만 일본의 수비라인은 가면 갈수록 안정화되고 있다. 비록 3실점을 헌납하긴 했지만
나가토모 - 툴리우 - 나카자와 - 우치다 로 이어지는 포백라인은 굉장히 좋았다. 특히
나가토모와 우치다의 경우는 그야말로 일취월장이다. 우치다는 리그에서 다소 성장세가
주춤하는 듯한 느낌도 있지만 자신감도 있고 기복없이 꾸준하는 것 또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제 로벤이나 엘리아같은 정상급 윙어들과의 대결에서 많은 것을 배웠으리라.

본다. 특히 젊은 선수들에게 있어 이런 강한 선수들과 플레이는 자주 있는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굉장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다만 늘 이렇게 배우는데서 그치지만 말고 배운 걸 실전에서 한번 써봤으면 하는
바람 또한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덧글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국가대표와 리그의 상생...굉장히 기본적인 것인데 한국은
정말 홀대를 넘어서서 아예 무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도 있고요.
어느것이 정답일지는.....결과와 역사가 판단해주겠지요.
우리도 원정떠난다는데 그때 많이 배우면 좋겠군요
(오늘만해도 가나랑 네덜란드에서 평가전입니다)
해외원정에서 많이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자기들도 좀 솔선수범해서 희생하면 안되나?
어휴..하루라도 바람잘날이 없으니..
계속 이런 경기가 이어져서 큰 변화가 있을 지 잘 모르겠네요.(이렇게 발전이
없는 팀도 보기 드문 것같은데 말입니다;; 포백만 그나마 많이 나아졌어요;)
아무튼 오늘 가나전에서 어떤 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갈지 살펴봐야겠습니다.
앞으로 원정 월드컵 1승을 절대로 못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두번 다시 한국과 라이벌이라는 소리마저 나오지도 못할것입니다...조만간 이라크나 우즈벡 같은 새로 치고 올라오는 나라에게 덜미를 잡힐 날도 머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 말짱 황이니까요. 다만 지금 같은 경우는 아직 월드컵이
열리지도 않았고.... ㅎㅎ 당연히 강팀들과 겨루어 보아야 하는 것이 준비단계에선
맞는 것 아닐까요?ㅎㅎ 이건 부러울 수 밖에 없죠; 우리나라는 원정을 안 나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