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바레인에게 충격의 패배.

4연속 월드컵 진출을 노리는 일본이 중동의 다크호스 바레인에게 충격의 1대 0 패배를 당하며
바레인에게 조 1위를 내주며 2위로 추락했다.

바레인 마나마 국립경기장에서 펼쳐진 일본과 바레인의 대결은 조 수위 결정전과 다름없었다.
이미 태국을 1 대 0으로 누르고 승점 3점을 획득한 오만과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3점과
득실차 +3으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던 일본과 일본에게 골득실 2점을 뒤진 상황의 바레인 또한
승점 3점이 필요했던 상황에서의 시합이었던 터라 승부는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으로 이어졌다.

다카하라가 부상으로 벤치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카다감독은 3-5-2의 전술로, 오쿠보와 마키에게
공격 선봉장의 역할을 맡겼으나 나카무라 켄고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적절한 패스를 공급하지 못 하며 슈팅찬스를
잡지 못 하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 또 바레인의 후바일을 이용한 카운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몇번의 실점기회를
내주기도 하는 등 불안한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나카무라 켄고가 주축이 된 미드필더진은 바레인의 끈적한 축구에 조급함을 드러내며
부정확한 패스를 남발, 바레인이 카운터작전으로 나올 수 있는 여지를 내주고야 말았다. 물론
바레인의 압박이 예상외로 좋았고 또 상당히 많은 활동량으로 일본이 공격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애초에 차단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나 조금 더 차분하게 사이드로 볼을 내며, 바레인의 다소
불안한 수비를 공략하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후반 들어 일본은 결정적인 실점기회를 내주고야 말았다. 후반 2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나이지리아에서
귀화한 미드필더 오마르의 강력한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본의 패스가 갈수록 조급해지자 오카다감독은 엔도를 투입해 경기의 전체적인 조율을 주문했다.
그나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던 야마세가 나오고 엔도가 들어가자 확실히 볼점유율이 높아지는 양상을 띄며
사이드와 중앙에 괜찮은 패스가 공급되는 공격리듬을 만들었으나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 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시간이 흐를수록 바레인의 수비진들이 급격한 체력저하를 드러내자 일본은 야스다를 빼고 주력이 좋은 야마기시를
투입, 공격의 고삐를 죄었으나, 바레인 수비진들의 근성에 번번히 막히며 분루를 삼켜야만 했다. 오히려 후바일이
버티고 있는 전선으로 날아오는 양질의 롱패스를 수차례 허용하며 실점찬스를 내주는 등, 중동의 날씨와 다소 정신사나운
응원에 집중력이 저하되는 현상을 보였다.

결국 후반 36분, 왼쪽으로 길게 올라온 볼을 하산이 트래핑한 후, 중앙으로 올린 것을 가와구치가 손으로
간신히 쳐냈으나 알라 후바일이 정확하게 머리에 맞추며 결승골을 내주고야 말았다. 일본은 하산의 볼트래핑이
핸드볼이라 주장했고 리플레이 화면에서도 손으로 볼을 트래핑하는 장면이 나왔으나 호주 출신의 작년
AFC 최우수 심판은 야속하게도 골을 인정했다.

다급해진 오카다감독은 수비수인 아베를 빼고 조커인 타마다를 투입하며 무려 4명의 공격수를 투입했으나
투혼의 바레인 수비진과 골리에게 걸리며 어웨이에서 뼈 아픈 1 대 0의 패배를 당하고야 말았다.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나카자와는  "중동에서의 시합이 힘들 것은 예상했으나 이렇게 지게 되어 분하다.
다음에는 꼭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경기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오카다감독은 "무척 아쉽다.
하지만 이 경기 하나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언제나 상대방도 필사적이기에 골을 넣는 것이
무척 어려운 스포츠이긴 하나, 좀 더 빠르게 공격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러나 경기는 많이 남아있고 남은 경기에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며 경기결과를 애써 긍정하려는 모습이었다.

오늘 일본의 패배는 확실히 아쉽다. 마키를 향한 볼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고 공급된다해도 바레인의 193cm
장신 수비수에게 번번히 걸리는 장면이 많았음에도 계속 해서 조급하게 롱패스를 건네려하는 전술적인 단조로움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거기에 나카무라 켄고가 전반동안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미드필더진에서 볼이 정체된 것은
오카다감독의 전술적인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었던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차라리
야마세를 빼지 않고 나카무라를 엔도와 교체했더라면 조금 더 괜찮은 찬스가 찾아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타마다의 투입 또한 그가 무엇을 보여주기엔 너무나 늦은 시간이었다. 게다가 1 대 0으로 뒤진 상황에서 타마다가
드리블로 바레인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기대하기엔 너무나도 다급한 일본이었다.

이 패배로 일본은 조 2위로 내려앉았고 또 다시 중동으로 원정(오만)을 가야하는 코너에 몰렸다. 2위를 하더라도
최종예선에 진출하는데는 문제가 없겠지만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는 일본으로선 자존심에 상처가 갈 수 밖에 없다.
과연 오카다감독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지, 팬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by 홍돈 | 2008/03/27 01:54 | └Asia & S.America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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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OWA at 2008/03/27 02:07
패배의 일본이군요<-
Commented by 比良坂初音 at 2008/03/27 03:56
일본도 이제는 슬슬 피지컬을 키우는 것에 대해서 신경을 아주 많이 써야할 때가 아닌가 싶군요
Commented by Lucypel at 2008/03/27 08:28
사실 중동과의 홈 앤 어웨이 경기의 가장 큰 문제는, 그들의 편파 판정보다 긴 비행 시간으로 인한 체력 저하가 아닌가 싶습니다. 예선 한 경기 치루려고 일주일, 이주일 전에 미리 가서 훈련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구요. 정말 진지하게 최종 예선 전까지는 이쪽 따로 저쪽 따로 치루는 것에 찬성합니다. (...)
Commented by 홍돈 at 2008/03/27 11:45
TOWA//경기내용에서도 할 말이 없는 완패였습니다.

比良坂初音//마키가 피지컬이 절대 딸리는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마키가 들어가면 단조로운 공격이 된다는 것이 일본의 딜레마겠죠.
사실 리그에선 키 크고 전형적인 포스트플레이 해주는 선수들이 꽤 되는데 그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불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거고(포워드진을
브라질리언들이 잠식하다시피 했으니까요;) 들어간다해도 잘한다는 보장이 안된다는 것이 안타깝지요.

Lucypel//편파판정은 어제 거의 없었습니다. 호주 출신 심판 굉장히 깔끔하게 잘 봤어요.(저 핸드볼만 뺴면요;)
확실히 중동원정은 Lucypel님 말씀처럼 원정이겠죠. 제아무리 날고 기는 선수들이라도 컨디션 조정은 마음먹은대로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일본은 그래도 해외파를 이나모토 한명 부르면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는데 이나모토 허벅지 부상으로 실려나가고, 선발이 확실시 되던
다카하라 또한 부상으로 벤치에도 못 들어간 게 아쉽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오카다감독의 전술적인 융통성을 좀 발휘했어야했는데 그러질 못 한 것이
어제 단조로운 공격과 골결정력 부재로 이어진 것 아닌가 싶습니다.
Commented by Jishaq at 2008/03/27 13:18
참 이런거 보면 아시아4강이라는 말이 무색하네요.

아시아 축구가 전체적으로 상향된건지.

하향평준화된건지^^

아니면.

공격수1명 뺀 전원수비의 위력인건지..
Commented by 홍돈 at 2008/03/27 13:26
Jishaq//그 어느 쪽이라고 보기가 참 애매모호하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상향평준화로 보고 있습니다마는...

사실 북한 축구야 그런 역습스타일이 충분히 선수들에게 숙지가 된 상태이고, 아시아권의 약소팀을 제외하곤
그런 전술로 나갈 수 밖에 없으니 완전 뿌리가 박힌 셈인데..바레인은 나이지리아, 차드, 모로코 등 아프리카에서
선수들을 공격적으로 귀화시키면서 볼 차는 스타일 자체를 아예 바꿔버렸지요. 거기에 밀란 마찰라 감독은 정말
용병술이나 전술적인 면에 있어선 상대를 기진맥진하게 만드는데 귀재이니 어제 일본이 당황스러워 한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비단 아시아 뿐만 아니라 축구의 평준화 경향은 어느 대륙에서나 있는 일입니다. 오세아니아를 제외하곤 말입니다.
어쩌면 이런 평준화되어가는 앞으로의 추세 속에서 살아남는 팀이 진정한 아시아의 강팀이라 불릴 자격이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하나 추가하자면 바레인은 정말 앞으로 강팀 될 것 같습니다-_-; 한국엔 안 알려졌지만 괜찮은 멤버가 소집된 이란을
1 대 0으로 꺾었거든요.
Commented by 바셋 at 2008/03/27 17:03
대진 결과에 감사한 마음을 품게 되네요.
Commented by 홍돈 at 2008/03/27 17:27
정말 우리나라 괜찮은 대진이죠; 일본은 이제 매경기 최선을 다하지않으면 좀 힘들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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