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뽑은 'my team 11'

my team11 by 나상.

나상님에게 받아 한번 적어봅니다. 저 또한 나상님과 마찬가지로 어렸을 적부터 지금껏 보아온, 팀밸런스에
상관없이 인상 깊었던 선수 11명 뽑아보겠습니다.

어렸을 때, 그러니까 아직 국민학생이던 시절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축구를 잘 하냐는 질문에
늘 저의 대답은 똑같았습니다. 최용수호나우두. 이 둘이 이세상에서 제일 축구 잘하는 사람인줄
알았던 그때 그시절. 최용수는 정말 말그대로 '호프'였습니다. 상대수비수를 압도하는 저돌적인 골들과
코에 반듯하게 붙힌 밴드는 그를 상징하는 것과도 같았습니다. 골하면 또 호나우두 빼놓을 수 없지요.
97년 전후해서 처음 봤던 호나우두는 왜 이 사람이 전세계에서 축구를 제일 잘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만드는,
현란하고도 군더더기 없는 헛다리짚기와 너무나도 쉬운 골들로 저와 제 아버지의 입을 다물지 못 하게 만든
장본인이었습니다. 설명이 더 필요없겠지요. 마지막으로 포워드진엔 마라도나를 뽑았습니다.
훗날 축구를 제대로 알고나서 구하게 된 DVD나 영상들에서 본 마라도나는 그야말로 최고였습니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환상적인 드리블,  송곳같은 킥, 허를 찌르는 패스, 그리고 골. 혹자는 만약 그가 이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을 것이라 평가절하하지만 그러면 뭐합니까. 그는 이미 80~90년대
최고의 선수였고 역사가 그를 최고의 선수로 평가하고 있는 것을.

미드필드의 왼쪽은 무조건 아르옌 로벤입니다.
정말 왼발만을 사용하는 특화된 드리블링으로  -최근 보면 여타선수들 또한 특정화된 자신의
드리블링스타일을 지니고 있지만 -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수비를 어떻게 요리해야하는 지를 잘 아는 선수인데
잦은 부상에 시달리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 첼시에 계속 있기를 바랐고, 또 그래야만 했는데
레알로 떠난 것 또한 무척 아쉽구요. 처음 그 뉴스 봤을 땐 합성인 줄 알았다니까요.

나카타 히데토시. 축구선수로는 불꽃을 모두 태우지 못한 느낌이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나카타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손색이 없죠. 특히 일본선수에게 부족하다 누누히 지적되는 프라이드와 에고에 있어선
정말 대단했습니다. 상대방을 읽는 패스, 정확도 높은 슈팅, 아시아선수의 체격적인 한계를 극복한 트래핑등은
나카타가 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자양분이었습니다 .
개인적으론 축구선수로서의 기량 또한 출중했지만 저는 나카타라는 인간의 자기관리능력을 굉장히 존경합니다. 
자신만의 세계를 탄탄하게 구축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비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다가오는 6월 7일엔 닛산스타디움에서 올스타전을 개최한다죠? 시간이 나면 꼭 가봐야겠습니다.

끌로드 마케레레.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피지컬적으로 분명 쇠퇴하는 부분은 있을지언정 기술적인 부분은
여전하고 오히려 여유랄까, 그런 정신적인 부분에서 첼시, 프랑스에 많은 힘을 보태고 있는 선수임에
틀림없습니다. 특히 볼을 상대방에게서 탈취하는 그 능력에 있어선 가히 이시대 최고로 꼽아도 될 정도이며,
볼을 탈취한 뒤의 패턴이 굉장히 여유롭고 테크니컬한 점을 저는 높게 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앞으로 다시 나올까 말까한 최고의 볼란치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천수.
이천수를 언제부터 봤는 지 제대로 기억은 나질 않지만 조금 무리스러워보이는 상황에서조차 빛나는
그의 무모한 당돌함과 전투적인 스타일에 끌려 올림픽 시절부터 꾸준히 좋아해왔습니다. 스페인에 진출했을 땐
당시 스카이라이프에서 이천수 경기를 거의 다 중계해줬었는데 새벽마다 늘 봤던......한국으로 컴백할 땐
제가 다 속이 상하더군요. 그런데도 돌아오자마자 보란 듯이 리그 MVP 따내는 모습에 또 한번 감동했습니다.

사실 축구선수로서 딱히 큰 특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톱클래스선수들에 비해 돌파력도 2% 부족하고,
포워드임에도  골결정력도 별로 없다는 비판에 뭐라 반론할 자신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저는 이천수 특유의
악바리, 근성을 좋아했고 또 앞으로도 좋아할 겁니다. 그런 단어야 말로 이천수, 나아가서 한국축구를
대변하는 가장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하거든요.

홍명보! 홍명보는 뭐 말이 필요없겠죠? 90, 94, 98, 2002 월드컵 4연속 진출, 2002년 월드컵 브론즈볼 등
그를 화려하게 수놓는 이 커리어가 그를 대변한다고 봅니다. 한국같은 척박하고 열악한 축구환경이 낳은
기형아라는 말처럼, 또 포스트 홍명보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한국축구의 현실이 그가 남긴 발자취가
얼마나 컸는 지를 잘 말해주고 있지요. 2002년은 정말 여러모로 잊을 수가 없습니다. 98년의 씁쓸한 추억도
그렇지만 말입니다.

알렉산드로 네스타. 수비에서 철저하다는 말은 정말 네스타에 의한, 네스타를 위한 말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수비를 잘하는 선수입니다. 정말 수비수로서 갖춰야할 모든 덕목들을 갖춘 선수 라고 봅니다.
후방에 이런 수비수가 있으면 정말 든든하겠죠. 볼과 공격수를 어떻게 다뤄야 할 줄을 정말 꿰뚫고 있는
선수니까요.그런 그도 어느새 30줄에 접어들었고 애당초 잦았던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늘어났지만
그는 전성기의 호나우두를 90분 내내는 아니지만, 일순간 동안은 막을 수 있었던 그런 최고의 수비수로
제기억속에 남을겁니다.

마지막으로 R. 카를로스. 이 또한 말이 필요없는 선수죠. 공격적인 라테랄의 이상형을 꼽자면
바로 이 카를로스를 꼽을 수 있는데 스피드면 스피드,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나무랄데가 없는
윙백이었습니다. 그중 가장 대단한 것은 역시 킥. 정확도와 파워를 겸비한, 특히 그 파워에 있어서는
타인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대단했죠. 훗날 94월드컵의 브라질의 라테랄 블랑코를 보면서 '브라질윙백은
다 저렇게 공격적이고 킥을 잘 차는구나' 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골키퍼는 바르테즈냐 김병지냐 체흐냐 고심하다가 체흐로 결정했습니다.
정말 예전(부상 전)엔 체흐를 보고 있으면 이런 거미손이 있나 싶을 정도로 깜짝깜짝 놀라곤 했었는데
부상때문에 선입관이 생겨서인지, 실제로 집중력이 떨어졌는지 요즘은 간혹 불안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사신경만큼은, 페널티에어리어내에서나 중거리슛에 관한 그 놀랄만큼 빠른 처리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동세대 중 가장 촉망받는 키퍼라고 봅니다. 물론 나상님께서
지적하신 '월드클래스임에도 불구하고 발로 하는 볼처리능력'이 다소 부족한 선수 중 한명이지만
첼시와 체코가 자랑할 수 있는 핵심선수임엔 분명합니다.

제가 뽑는 팀은 04-05, 05-06시즌의 첼시입니다. 어떤이들은 첼시의 완벽한 축구를 시기한 나머지
기계적인 축구다, 돈빨이다며 힐난하고, 폄훼하기도 했지만  이 두 시즌의 EPL은 첼시가 없었으면
죽도 밥도 안됐을 겁니다. 무링요의 경기를 읽는 탁월한 눈에서 비롯되는 전술, 선수교체 그리고
선수들의 개개인 능력이 폭발하면서 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던, 정말 첼시 축구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던
경기가 엄청나게 많았습니다.(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바르셀로나와의 대진은 2000년 첼시의 첫 챔스 도전땐
상상도 하지 못 했을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낼 정도로 흥미진진했었지요!)

암튼 자본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곤 할 수 없겠지만 무링요라는 감독의 등장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만천하에 공포했던 시즌이었죠. 또 개인적으론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과 자본이 팀을 얼마나 완벽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지 절실하게 느꼈던 시즌이기도 했습니다.

몇가지 써보기는 했는데 뭔가 좀 빠진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ㅎㅎ 아무튼 축구 좋아하시는 분은
트랙백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뭐 보시다시피 사견 100%이니 태클은 사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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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돈 | 2008/03/03 18:22 | Viva - El Futbol | 트랙백(2) | 핑백(2)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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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比良坂 初音の雜說(버럭.. at 2008/03/04 00:51

제목 : 내가 뽑은 'my team 11'
내가 뽑은 'my team 11' by 홍돈 홍돈님의 이글루에서 스스슥 트랙백 해봅니다 물론 팀 밸런스 따윈 신경 안쓰고 엿바꿔먹은 철저하게 개인적인 베스트11입니다 기본적인 포메이션은 3-3-1-3입니다 포워드 : 역시 누가 뭐라하든 호나우도와 바티스투타, 마라도나가 들어가지 않을 수 없겠죠 완벽에 가까운 골게터 호나우도와 바티스투타... 그리고 그들을 지원하는 역할로 마라도나... 실제로 이루어질 수는 없지만......more

Tracked from 겜퍼군의별걸다연구소 at 2008/03/04 10:06

제목 : 내가 뽑은 월드 베스트 스쿼드 11 앤 리저브
내가 뽑은 'my team 11' 워낙 유명하시고 실력 있으신 홍돈님의 포스팅을 보고 따라쟁이 짓을 해 보았습니다.음.. 홍돈님에 비해서 축구서치 연륜이 짧다보니.. 다소 엉망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평소 선호 하는 포메이션이 4-4-2 와 4-3-3 이기에 이를 중심으로 봤습니다.1.공격수딱히 누구를 No.1 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제가 눈으로 본 역사를 보자면... 아르헨의 영웅 마라도나 와 잉글랜드의 쵝오 공격......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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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뽑은 'my team 11'홍돈님 블로그에서 트랙백입니다.이런 것을 이른바 ALL TIME BEST 라고 하는데...아마도 다른 분들하고 다르게 옛날 분들까지 주르륵 나올것 같습니 ... more

Commented by 나상 at 2008/03/03 19:24
이 세상에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기도 하겠습니다만, 다 특유의 매력이 있는 선수들이네요. 저 개인적으로 마케렐레는 첼시 이적이후에 더 좋게 본 케이스입니다. 레알 시절에는 그 선수가 테크닉이 그렇게 좋은지 잘 몰랐거든요. 맡은 룰 때문에 보여줄 기회가 제한 되었다는 생각도 들고.. 물론 제가 많은 경기를 봐왔다고 말하기도 어렵지만요. 그리고 첼시 자본의 힘에 대한 의견 공감합니다. 미중년 무링요가 어서 피치로 복귀했으면 좋겠군요. 허허 아무튼 잘 읽었어요~
Commented by 黑白 at 2008/03/03 19:45
제가 뽑는다면 분데스리가 선수들로 베스트 일레븐을 짤것 같아서 gg
Commented by 난016이다ㅋ at 2008/03/03 21:30
좌측 날개는 피레스 !..
Commented by Vincent at 2008/03/03 22:46
역시 강한분들만.. ㄷㄷ 이천수는 좀 색다르네요 ㅎㅎ
Commented by 낑깡대부 at 2008/03/03 23:05
체흐 감사합니다. 항상 J리그 소식 잘 보고 있습니다. 최근 몇년만에 다시 J리그에 불타오르게 만드신 원동력이십니다 허허.
Commented by 홍돈 at 2008/03/03 23:40
나상//그러게요 잘하는 선수들이 워낙 많아서 뽑기가 참 힘들죠. 그래도 '이 포지션엔 이 선수!' 딱 이생각이 떠오르는 선수들로만 뽑았습니다.
아아 그리고 좀 다른 이야기인데 호마리우가 회장이랑 싸우다가 짤렸거든요..그래서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쓰려고 하는데 자꾸 첼시자본이야기랑 연결되더라구요.
무슨 소리인지..오랜만에 신라면을 먹었더니 정신줄을 잠깐 놓은 것 같습니다(쿨럭)

黑白//그것도 오히려 재밌을 것 같은데요!!

난016이다//아스날팬이시니..저는 로벤이 워낙 남네요. 유로2004 체크전 포스 춸었는데...ㅎ

Vicent//워낙 좋아하는지라..ㅎㅎ사실 이런건 강한 선수들이 나오는게 당연하겠죠? ㅎㅎ

낑깡대부//아놔 방금 딱 글 남기고 왔는데 여기까지 친히..!
체흐는 뭐 제 베스트엔 언제나 들어갑니다. 저희 팀의 Yokoyama와 함께 최고의 골키퍼!
Commented by 바셋(ferenc) at 2008/03/04 00:47
와우 재미있네요!

무작정 떠오르는 선수만 꼽자면 반 델 사르 - 칸나바로, 홍명보, 시레아, 투레 - 카카, 칸토나, 리베리, 지단 - 반 바 스텐, 마라도나
교체) 클루이베르트, 슈케르, 정대세.
ㅋㅋ 정대세 타령 그만 할께여~~

Commented by 比良坂初音 at 2008/03/04 00:52
트랙백을 걸었습니다만;;; 스팸 처리 되었군요;;;
Commented by 겜퍼군 at 2008/03/04 10:07
트랙백이 스팸 처리 되네요. 희한하네..
Commented by 시북 at 2008/03/04 12:27
잘 봤습니다 ^^ 저는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 차마 쓰지 못했습니다 (...) 자신만의 베스트 일레븐을 만들어 본다는 것도 축구팬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 저도 나카타 히데토시 참 좋아합니다. (웃음)
Commented by 홍돈 at 2008/03/04 14:01
바셋//바셋님이 거론하신 선수들은 전부 동세대의 선수이실텐데...부럽습니다ㅠㅠ
정대세!!ㅎ 가와사키 구단 연락해준대놓고 안해줍니다...이거 은근히 바짝바짝 타들어가네요;

스팸처리된두분//풀어놨습니다!ㅎㅎ

시북//무슨 소리십니까! 꼭 쓰셔서 트랙백 보내주세요!ㅎ
Commented by 대간지김정일군 at 2008/03/04 18:27
04-05, 05-06시즌의 첼시는 정말 사람이 빚은 팀같지가 않았죠... 별로 좋아하지도 않은 팀 경기에 내용만으로 집중할수 있었음...
Commented by glasscage at 2008/03/04 21:23
05-06 첼시.. 어흐흐흐.... 그야말로 첼시의 리즈시절이죠.
다시 저런 막강팀이 되면 좋으련만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08/03/05 02:51
언제나 그렇지만 All time No.1 이나 P4P로 선수 뽑으라는건 머리 깨지는 일입니다. T_T
순위 매기면서도 이 선수 넝허야 하는거 아니었더가? 하며 끙끙대는 선수가 몇이었던지 말이죠 ㅎㅎ
Commented by 홍차도둑 at 2008/03/05 02:52
아 그런데 트랙백 거는데 갑자기 '스팸으로 처리합니다' 라면서 안들어가서...핑백으로 돌렸습니다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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