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호나우두. 이대로 쓰러지면 안돼!! 2008/02/16 02:46 by 홍돈

호나우두는 전설이다.by Lucypel님!

가끔 "내가 좀 더 일찍 태어났더라면"이란 쓸데없는 생각을 하곤 한다.
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물론 그 사이에 일어난 세계를 뒤흔든 사건에
휘말리지않는다는 평화로운 전제하에 말이다 - 존재한 모든 축구선수를 비교해보고,
우열을 가려보고픈 마음에서 비롯된 이 갈증이 담긴 생각은 인터넷이 발달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DVD나 영상들로 어느정도 해소가 되었다.

펠레, 크루이프, 마라도나 등 70~80년대를 주름잡았던 선수들의 풀경기영상을 어떻게든 구해 보고
내가 몰랐던 유럽축구의 세계, 그러니까 8~90년대 후반에 이르는 경기를 구해가며 본 내가 내린
결론은 마라도나가 최고라는 것이다. 86년 월드컵은 그의, 그에 의한, 그를 위한 대회였다. 하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마라도나는 과거형에 의해 수식되는 인물이다. 그리하여 내가 뽑은 이시대 최고는
그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브라질發 '神' 호나우두였다.

한때, 어쩌면 지금도 어떤 게시판들에서 빈번히 벌어질 세계 최고의 선수에 관한 토론에서 적어도
첫손에 꼽히는, 또 꼽혀야만 하는 선수는 바로 이 호나우두였다. 적어도 그가 피치 위를 슬개건 부상으로
뒹굴지 않는 이상, 골을 넣어줄 것이라는 생각을 팬들이 할 수 있게 만든 펠레, 마라도나 이후의 유일한
선수 또한 바로 그 이다.

98년 월드컵 이전에 열렸던 유에파컵 결승 인테르 vs 라치오 전을 본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라치오는
호나우두와 연관이 깊은 팀 중 하나이다. 호나우두에게 번번히 당하기도 했지만, 96년 바르셀로나에서
그를 최초로 데려오려 시도했던 이탈리아 클럽이 바로 라치오였다. 이 이적은 당시 호나우두의 스폰서를
맡던 나이키社가 라치오의 스폰서가 아니라는 이유로 취소되었고, 호나우두는 3천만달러에 인테르로
이적했다. 훗날 라치오는 호나우도 없이도 세리에아를 제패했지만, 당대 최고의 창(호나우두)과 당대 최고의 방패
(네스타)가 전성기 시절 함께 뛰었다면 어땠을까. 물론 지금은 팀메이트로 만났지만 너무 뒤늦은 감이
있지않나 생각한다.

각설하고 그 시합은 시작전부터 모순이었다. 창과 방패의 대결. 누가 승리할 지 궁금했지만
승부는 예상외로 일찍 갈렸다. 전반 5분 터진 사모라노의 발리슛에 의한 골과 후반 터진 사네티의 통쾌한
중거리슛은 라치오의 방패를 허물었다. 허나 이 시합에서 가장 환상적인 골은 호나우두의 발에서 터졌다.

누군가 그랬던가. 골을 넣고 싶다면 호나우두에게 볼을 주면 된다고.
바로 그 패턴이었다. 모리에로가 오른쪽 사이드에서 건넨 볼은 네그로와 동일선상에 섰던
호나우두가 골을 넣기에 충분한 패스였다. 그는 네그로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스피드로
골대를 향해 전진했고 라치오의 골문을 지키던 마르케지아니를 바보로 만드는 헛다리짚기로
간단하게, 하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골을 만들어냈다.

비단 이 시합뿐만 아니라 그는 결정적인 순간에 늘 헛다리짚기로 상대를 바보로 만들었다.
그 기술은 그의 전매특허가 되었고, 동네 축구에서 헛다리짚기라도 하는 아이가 있다치면
그는 '호나우두'로 명명될만큼 인기있는 기술이었다. 한국, 일본, 이란, 사우디만 축구하는 줄 알던
그때 그시절의 내가 호나우두의 헛다리짚기만큼은 알 수 있을 정도로, 축구를 어떤 스포츠보다
좋아하시던 부모님이 펠레와 비견하실 정도로 대단한 선수였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그를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오른쪽 슬개건을 2번이나 다친 그에게, 왼쪽 무릎의 슬개건을 앗아간 것은 어쩌면 불행 중 다행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인간의 몸을 빌린 신은 이미 너무나도 많은 것을 보여줬고, 인간의 몸은 그로인해
너무나도 많이 녹슬었다.

행여나 그가 돌아온다 하더라도 이전의 상대를 바보로 만드는, 그만의 각별한 유연함이 요구되던 그
헛다리짚기와 누구보다 빠르게 골문으로 돌진해, 남들과는 다르게 특별한 골을 만들어내던
모습은 볼 수 없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전세계의 모든 축구팬들이 그가 부상당한 시점에서부터 재기를 염원할 만큼 그는
이미 축빠들에게 있어 최고의 선수이다. 시간은 무한하고, 아직 그의 인간세계에서의 나이는 31살이다.
마음만 독하게  먹으면 그가 좋아하는 호마리우처럼 40살까지의 현역생활을 꿈으로 단정지을 순 없을 것이다.

神이 인간의 身을 빌려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그때처럼, 新 슬개건을 장착하고
또  한번의 경지를 보여주길 간절하게 바란다. 그리고 그가 존경해온 호마리우의 플레이를
많이 배워온 것처럼, 자신이 가진 최고의 노하우들을 새로운 神이 될, 그를 가장 존경해왔다는
'흰 오리' 알렉산드레 파투에게 전수해주길 열망한다. 일어나라! 호나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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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glasscage 2008/02/16 10:55 # 답글

    ㅋㅋㅋㅋㅋㅋㅋ위에 뭐야 ㅋㅋㅋ 졸라 웃기네. 간만에 들렀다가 배꼽잡았습니다.
    아무튼 인자기하고 솔샤르도 나이 들어서 큰 부상 당했지만 부활했었죠. 호돈신이라면 돌아올것이라고 믿습니다.
  • 아도니스 2008/02/16 11:54 # 삭제 답글

    1. 신의 재능을 인간의 육체로 소화하려고 한 것 부터가 잘못입니다.후~

    2. 펠레를 못 본 세대를 위해 신께서 친히 호나우두를 내려보냈습니다.

  • GrayFlower 2008/02/16 12:57 # 답글

    뭔가를 해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게 만들어주는 선수였죠. 축구팬으로서, 밀란팬으로서 다시금 그가 피치 위에 다시 설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알럽펠레 2008/02/16 14:03 # 삭제 답글

    부상이전에 호나우도플레이가 환상이었죠..

    부상에서 재활한후 경기에선 과거의 화려함은 볼수없었지만

    골결정력만큼은 대스타다웠는데 또 부상이라니..

    이젠 나이도 있고 많이 걱정되네요

    다시 그라운드에서 어슬렁어슬렁 거리다 결정적 순간에

    엄청난 스피드와 골로써 관중들의 함성을 받을날을 기대해 봅니다..
  • 鷄르베로스 2008/02/16 14:10 # 답글

    축구선수로써의 모든 재능을 부여받은 사나이
    그가 다시 그라운드에 서는 날을 기다려봅니다.
    지금 이렇게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마치기엔 그동안 호나우두가 보여줬던 모든것에 빚지는 느낌이 들 정도라서...
    예전같지않더라도 수많은 그의 팬들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은퇴하는 그의 모습을 바랄 뿐 입니다.
  • 홍돈 2008/02/16 15:01 # 답글

    glasscage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웃었습니다. 바로 지웠지만...ㅋㅋ
    저 또한 그러길 바랍니다.

    아도니스//정말 그렇군요. 펠레를 못 본 세대를 위해서라.......

    GrayFlower//밀란 좋아하시는 GrayFlower님이시라면 마음이 시리실지도 모르겠네요..
    두근두근하죠 정말...호나우두는...이제 그 역할을 파투가 해주길!

    알럽펠레//저 또한 그러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제 화려함은 됐고 부상없이 무사히 선수생활 마치길 바랄 수 밖에요.

    鷄르베로스//왕년의 대스타들..특히 제가 좋아하는 선수들은 왜 이리 말년이 삐그덕 거리는지 모르겠습니다..
  • 그라드 2008/02/16 18:10 # 답글

    일어나라! 호나우두!! 완전 동감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zZinY 2008/02/16 23:13 # 답글

    축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제가 봐도 호나우두는 정말 최고예요! 꼭 다시 일어나 돌아오기를 바라요 > _<
  • 黑白 2008/02/17 22:55 # 답글

    앞으로 2~30년이 지나면 매니아층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팬이라면
    현세대의 선수 중에 호돈신과 지단만 기억하게 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젊은 선수들이 기대만큼 성장하면 또 모르겠지만요.
  • 홍돈 2008/02/18 11:55 # 답글

    黑白//호돈신, 지단, 까딱하면 딩요, 카카 정도도..
    하지만 늘 그래왔듯 새로운 아이돌은 나오기 마련입니다.
    또 그러길 기대해야겠지요. 물론 과거의 향수에서 완전히
    제외되긴 힘든 일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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