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평(정확하게는 영상비평)을 세분화 전공으로 정하고 연구에 들어갔다.
사실 영화를 볼 때 큰 의미를 두고 본 적이 별로 없어서 장면 장면에 담긴 의미를 분석하거나
하는 일이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색다름이 무척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한다.
최근 2주간 분석한 영화는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 (A Bout de souffle)와
알프레드 히치콕의 이창 (Rear Window).
프랑스의 거장 고다르의 작품은 당시로선 정말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파격스러움으로
관객을 작품 속에 던져 놓는다.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들은 물론이거니와, 현재의 시점으로
보았을 때는 대단히 당연한 카메라기법들이 고다르의 작품을 통해 처음 선보여졌던 것들이라니
그의 영상감각은 정말 하늘이 내렸다고 밖엔.
알프레드 히치콕은, 또 다른 거장 마틴 스콜세지의 말을 빌리자면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관객으로서는 행운"이라 여겨질 정도로 수많은 주옥같은 작품들을 낸 마에스트로. 그의 마스터피스는
그야말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는다. 사실 히치콕 이전에도 이렇게 사운드자체로 관객을 매료
시킬 수 있는 감독이 존재했는 지가 다소 의문스러울 정도로 그의 사운드에 대한 애착은 강하다.
(히치콕의 말을 빌리자면 사운드는 감정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도구라고)
시간이 부족해 이창의 앞부분만을 보았을 뿐이지만 상당히 흥미로웠다. 특히 주인공에 대한 설명을
카메라 슛으로만으로 해내는 장면은 매우 좋았다고 밖엔. 게다가 여타 영화라면 범죄가 일어날 것 같은
상황의 샷(ex: 그레이스 켈리가 다가오는 장면)을 아주 역설적으로 풀어낸 기법은 과연 마틴 스콜세지가
극찬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연구시간이 끝나고 식사를 하러 갔다. 장소는 학교 앞 카레가게. 늘 그렇지만 이 주인아저씨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가게도 깔끔하고 카레도 맛있고(거기에 무료로 곱빼기까지 허용되니) 싸서 늘
애용하곤 있지만 아저씨에 대한 분석은 끝나지도..아니 시작하지도 않은 채로 남아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궁금하다. 카레에 올라가는 치킨카츠의 두께가 왜 얇아졌는 지는 다음에 물어보더라도.
집에 오는 길에 축구잡지를 샀다. 사커다이제스트에서 유로2008 예상을 내놨는데, 시기가 좀 이르지않냐는
생각이 멤돈다. 한 2주 전쯤 내주는 게 좋지않을까. 너무 빨라서 아직 안 샀다. 멤버도 안 정해졌는데 예상은
무슨. 내가 산건 그냥 2주에 한번 나오는 평범한 잡지.
집에 돌아와 읽으려는 찰나 그제 산 옷이 왔다. 입어보니 좀 크긴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저번주 토요일에 산 옷은 아직도 오질 않아 가게에 전화를 걸어보니 아니 무슨....재고가 없어서 안 보냈다는
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 소비자를 우롱하는거냐, 적어도 연락을 해줘야 되는거 아니냐니까 수화기 너머 직원의
진땀을 흘리는 얼굴이 훤히 보인다. 결국 산 가격으로 더 좋은 상품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AND1 후드를 골랐다.
(USA 후드가 있었는데 역시 너무나도 이쁜 탓에 매진) 일전에 산 후드티는 2900엔. 오늘 고른 건 1만엔.
재고가 없어져 기쁘긴 오늘이 처음인 것 같아.
급좋아진 기분 탓에 책 읽으려했던 장면을 잊고 집청소 시작. 하아 또 짜증이 분출된다.
진짜 이 좁은 집조차도 치워도 치워도 답이 안 나오는데 우리 집은 대체 얼마나 힘들까. 새삼 어머님의
파워에 감사함을 느낀다.
팀원들과 팀원 몇명을 뽑을 것이냐. 회비는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새벽 3시.
내일 첫 수업은 10시 30분. 요즘 쭉 밤을 샜었는데...잘 수 있어서 다행이야.